[기타뉴스][오래전 ‘이날’]10월13일 월드컵 본선 진출한 ‘김치’


[오래전‘이날’]은 1957년부터 2007년까지 매 10년마다의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 합니다.

경향신문
■1997년 10월 13일 월드컵 본선진출 ‘김치’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8 프랑스 월드컵을 앞둔 1997년 월드컵 공식 식품 지정을 두고 한국과 일본 간 김치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원조’인 김치가 일본 기무치를 누르고 공식 식품으로 선정됐죠. 농협 농특산물 가공팀원 6명의 눈부신 활약 덕분이었습니다. 농협에선 이들을 ‘프랑스 월드컵’ 팀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일본 학자들이 한국의 김치를 흉내내기 위해 50년을 연구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토양과 기후 조건이 다른데 따라올 수 있겠습니까. 김치는 설익거나 곰삭았을 때 먹는 맛도 일품이잖아요. 습한나라 일본에선 불가능합니다. 막판에 기무치가 가격덤핑으로 밀어붙였지만 결국 두손 들고 말았습니다.”

김치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1990년대 들어 포장김치가 등장하면서 신토불이 김치가 세계로 뻗어나갔습니다. 당시만 해도 외국인들에겐 김치보다 기무치가 익숙했습니다. 일본이 한국보다 앞서 해외 수출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항공사들은 고유의 냄새와 청결을 이유로 김치 기내반입을 거절했습니다. 팀원들은 손수 34개에 달하는 외국 항공사를 찾아나섰습니다. 다행히 고객이 원한다면 서비스 차원에서 받아들이겠다고 ‘에어 프랑스’에서 손짓을 해왔습니다.

꼬박 1년 6개월 동안 김치공장과 연구실을 오가며 제품 개발에 만전을 기했지만 또다른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식품위생법상 검사기준에서 계속 불합격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프랑스에는 ‘김치’라는 식품도 없을 뿐더러 그와 비슷한 음식도 없었습니다. 자연발효식품인데도 ‘세균’으로 오인받아 3번이나 되돌아왔던 것이죠.

고생 끝에 김치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됩니다. 팀원들은 “고맙다는 인사전화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습니다.

■1987년 10월 13일 30년 전 취업난

경향신문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카피라이터나 기업홍보실 쪽을 알아보고 있으나 공채하는 곳이 없어 고민중이다. 친구들과 그룹스터디를 하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1987년 서울 모 대학 국문과 4학년 학생이 말했습니다. 2017년을 사는 대학생의 말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상황이 비슷해 보입니다.

30년 전 노사분규와 취업 희망자 증가로 어느해보다 취업문이 좁아졌습니다. 다음해 2월 졸업예정자(4년제 대학) 28만여명에 취업재수생 5만여명. 22개 대기업에서 뽑는 인원은 1만4000여명에 불과했습니다. 대학졸업반은 ‘대4병’을 앓는가하면 각 대학 도서관과 대학당국도 몸살을 앓았습니다.

2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했다가 복학한 김모씨는 “복학생들은 도서관 열람실을 아예 내무반 삼아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입사준비를 치열하게 하고 있다”며 “명함판 사진을 15장이나 썼는데 좋은 결과가 나올지 의심스러워 부모님에게 말씀도 못 드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요즘엔 15장은 기본이라는 점이 조금 다르긴 합니다.

‘취업비상’은 대학가 분위기를 좌우할 정도로 번져 정치성 대자보로 물든 게시판까지 바꿨습니다. ‘인재를 찾습니다’ ‘21세기의 XX여러분에게 미래를 맡깁니다’ ‘여러분의 미래는 XX의 미래입니다’ 등 신입사원 모집공고가 빼곡히 붙었습니다.

기업이 각 대학 학과에서 입사추천서를 받던 시절이었습니다. 한 대학에서는 장유유서 원칙을 적용해 60년대 이전 출생자에게 추천서를 ‘특혜분양’ 한 뒤 나머지는 공정한 추첨을 거쳤다고 합니다. 대학생 백모씨는 “아무리 경쟁사회지만 졸업도 하기 전에 같은 과 친구들과 불필요한 경쟁을 하는 것만은 막을 수 있도록 취업 담당부서에서 대책을 마련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갈수록 경쟁이 더 치열해질게 뻔한 현 상황에서 이 바람이 실현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 경향신문...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뉴스엑스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석경국 | 컨텐츠관리책임자:석경국 | 이메일:yatta78@gmail.com | 전화:031-516-2355
Copyright ⓒ 뉴스엑스. All rights reserved.